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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전 서촌의 한 작은 작업실에서 저는 덴마크 사람인 요핸을 만났습니다. 그 당시 그는 덴마크 비키퍼스라는 그 지역 생산자의 꿀들을 한국에 소개하고 판매하고있었는데요. 꿀이라고 해봤자, 토종꿀,아카시아꿀, 밤꿀,그도 아니면 사양꿀 정도로 제한적인 한국 양봉시장에서, 그가 보여주는 봄꿀, 여름꿀, 로모섬의 가을꿀 같은 것들은 거의 충격에 가까웠습니다. 어떻게 꿀에서 이런 맛이 나요? 하고 물어보니 그는, 떼루아 때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우리가 떼루아에 따라 와인과 커피도 다르게 느끼듯이 꿀도 떼루아에서 생활하는지에따라, 어떤 꽃에서 채취하느냐에따라, 어떻게 채집하느냐에 따라 극명히 다른 뉘앙스를 보인다고요. 원래도 곰돌이 푸우처럼 꿀을 좋아했지만.그 때 부터, 꿀에 비상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마 절 오래 지켜보신 분들은 기억하실거에요. 제가 꿀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잇츠허니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는등, 다양한 꿀의 스펙트럼을 여러분들께 소개해드리려고 노력했다는 것을요. 아마도 이 열정이 남아있는 한 이 세상의 맛있는 꿀들은 죄다 보여드리고 싶은데, 사실 국내의 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수입꿀을 소개해드리자니, 사실 수입과정 자체가 너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실제로, 저번 주 스페인의 넘사벽 꿀인 알레마니를 소개시켜드리려 하였으나, 이슈가 하나 생겨 이 좋은 꿀을 소개시켜드리지조차 못한게 너무 아쉬운데요. 말레스콧은 알레마니와는 캐릭터나 뉘앙스가 완전히 다르지만, 너무 좋은 꿀인데다, 와아 진짜 기절이야.싶을 정도로 맛있는 꿀단지라 저도 너무 기대가 큽니다.
말레스콧은 프랑스 남서부 Lot-et-Garonne의 Bouglon 마을 고지대에 자리잡은 꿀벌을 위한 진정한 천국입니다. 원래 Malescot 사유지는 약 10개의 벌통만이 있었던 원래는 곡물(해바라기, 수수, 밀 등)을 재배하는 전통적인 농장이었지만 꿀에 대한 열정으로 농장을 다른 방식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확신한 말레스콧 패밀리가 오로지 꿀에만 집중한 유기농업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하고 오랜 시간동안의 투자와 노력을 거쳐 마침내 전체 영역을 양봉에 전념하는데 성공하게 되면서 꿀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자연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아니라 꿀벌의 좋은 협력자로써, 벌들이 최상의 꿀을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공을 들여 좋은 품질의 유기농 꿀을 생산해 왔죠, 무엇보다도 그들은 플라스틱이나 폴리스틸렌으로 만든 벌통과 달리 목재를 의무적으로 사용하여 만들고.플라스틱 프레임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꿀벌이 생산한 왁스를 프레임에 재사용합니다. 그렇기에 유럽 유기농 꿀 인증을 받는 것도 가능하게 된 것이죠.
그들은 농장에 이미 존재하는 천연 초원, 숲, 연못 외에도 매년 꿀꽃을 심습니다. 이러한 방대한 자연 환경에서 제공되는 풍부하고 다양한 테루아는 꿀벌들이 다양한 스펙트럼의 고품질 꿀을 제공할 수 있게 만들죠.
또한 벌집 주변 3km 범위 내에서 채집 구역이 제한됩니다. 즉, 이 주변 3km 내에서 인증된 유기농 작물 또는 천연목초지, 숲, 연못 등으로 채집구역을 제한함으로써, 유기농 꿀의 수확이 가능하게 되고 소비자는 훌륭한 퀄리티의 맛있는 꿀을 먹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말레스콧은 꿀의 경우 인간의 간섭이 적을수록 더 좋다는 원칙을 가지고, 꿀벌의 선택을 존중하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벌들은 자신들에게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를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죠. 벌들이 기후변화에 잘 적응하고 포식자에게도 강한 벌들을 키우려고 노력합니다. 이러한 노력은 벌들이 인간의 개입이 없이도, 스스로 생존할 수 있도록 합니다. 말레스콧은 조력자일뿐 결국 좋은 꿀을 생산하는 것은 좋은 환경에서 자라난 꿀벌이기 때문이죠.
제가 이번에 여러분들에게 가장 맛있는 꿀 4종을 먼저 보여드리려고, 얼마나 많은 꿀맛(?)을 보았는지 모릅니다. 매운꿀을 비롯, 생강꿀, 라임꿀까지 너무 맛있는 꿀들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말레스콧의 맛을 집약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는 네가지 꿀로 일단 결정해 보았어요. 바로 오렌지 블라섬허니, 바닐라 허니 그리고 휩드허니인 시트홍(레몬)과 그로세이유(레드커런트)의 4가지 맛입니다, 근데 이 꿀들 맛보시면 처음엔 좀 충격 받으실거에요. 세상에…이런 꿀맛이 있다니…제가 처음에 이런 종류의 플레이버드 꿀들을 맛보았을 때, 너무 충격적이었거든요.
세상에 제가 아는 꿀맛이라곤 아카시아꿀, 밤꿀, 토종꿀 그도 아니면 마누카 허니 이런게 다였는데, 이런 미친 텍스처와 향과 맛의 꿀이라니. 너무 맛있어 방방 뛰고 싶은 기분이 들더라니까요:)
제가 여러가지 꿀 맛을 보았지만 역시 베스트오브 베스트는 오렌지 블라썸이 아닐까 싶어요. 아마도 여러분들께 이 오렌지블라섬 꽃 자체가 굉장히 생소하면서도 이색적인 재료가 아닐까 싶은데요. 유럽에만 가면 유독 제 호기심을 자극하는 섬세한 꽃향이 있었어요. 화사하면서도 향긋하고, 우아한듯 하면서도 귀엽고. 마치 햇빛을 듬뿍 받는 것 같은 기분이 좋아지는 꽃 향. 유럽에만 가면 여기저기서 나는 이 화사한 꽃향에 코를 킁킁대곤 했죠. 그러다가 제가 2019년 무렵 마르세유에서 처음, 이 기분좋은 향이 오렌지 블라섬이란걸 알게되면서, 정말 이 향과 맛에 탐닉해 왔는데요. 신기한게 엄청난 향 성애자라 나무,이끼,숲,바람 같은 냄새는 좋아하면서 꽃향은 가끔 머리가 어지러워 아주 극호는 아니었는데도 이 오렌지 블라섬향은 어찌나 좋은지 정말 예외의 꽃향중 하나였어요.. 이 꿀의 텍스처는 마치 가나안을 묘사할 때 젖과 꿀이 흐른다고 하는데 그 때 말하는 그 흐르는 질감이에요. 가볍고 실키한 텍스처의 꿀이 흐르는 듯하죠. 나름 캐릭터가 확실한 향인데, 이 오렌지 꽃향이 은은하면서도 밀도감있게 꿀 속에 사악 스며서, 그냥 입안에 한 숟가락 넣으면….정말 정신이 아찔하죠. 세상에…이렇게 맛있는 꿀이 있다니.
말그대로 매일매일의 요리에 해먹었어요. 여름 참외에도 해먹고 오이에도 해먹고,샐러드에도 해먹고,브리오슈에 마스카포네 듬뿍 올려 꿀이랑 매칭해먹고:)
참외속은 반개의 참외랑 갈아 퓨레로 만들고, 그걸 소스로 깔고 다시 나머지 반 참외올리고,올리브유 그리고 오렌지 블라섬 허니 듬뿍 뿌려, 하몽과 함께 먹는 맛이란….이 심플하면서도 너무 신박하게 맛있는 메뉴는 정말이지 엉엉 울고 싶을 정도로 맛있었어요.
참외, 오이처럼 무덤덤한 맛과 잘어울려, 얘네들과 매칭한 샐러드에 정말 많이 응용해보았죠. 멜론과 참외 교배 품종에 오이랑 체리 넣고 좋은 식초와 오렌지블라섬 허니, 올리브오일로 마리네이드해서 마지막에 요거트만 살짝 올려 먹었는데….여름엔 정말 이것만 먹어도 좋겠다 싶게 맛있더라고요
정말 너무 완벽하게 훌륭한 여름의 맛. 요리 스킬이 전혀 필요하지 않은 재료만의 조합인데 훌륭하게 요리한 음식보다 어찌보면 더 맛있으니. 재료의 중요성을 매번 느낀답니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올리브오일이랑 소금이랑 꿀 더해서도 꼭 드셔보세요. 아마 탄성이 절로 나올지도 모르니까요:)
그 다음으로 소개해드릴 꿀은 바닐라 빈 허니인데요. 페르미에를 통해 진정한 바닐라의 풍미에 폭 빠지신 분들이 많으시죠. 아마도 대중적으로는 이 바닐라 빈 허니를 가장 좋아하지 않으실까 싶어 꼭 리스트에 넣었는데요.
순수하고 부드러운 아카시아 꿀에 밀도가 조밀하고 묵직한 바닐라빈이 듬뿍 들어있는 이 바닐라 빈 허니는 커피에 설탕대신 우유랑 블렌딩해도 맛있고, 플레인요거트에 넣으면 제가 그토록 좋아하는 페르미에의 바닐라빈 요거트 맛이 되어요!식초+꿀+플레인요거트를 믹스해서 딥이나 소스로 활용하시기에도 더할나위 없이 좋고요
수박같이 시원하고 달콤한 과일엔 촘촘하고, 밀도가 있는 풍미와 달콤함을 더해주고,
복숭아,블루베리 같은 과일과도 환상의 페어링을 이룬답니다.요새 여름 과일들이 맛이 덜 든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많은 데 이때. 바닐라빈 허니를 쓰면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몰라요. 드레싱으로도 적극 활용해보세요. 오묘한 단 맛이 야채는 물론 여름과일들과도 완벽한 조합을 이룬답니다.
우유,치즈,아이스크림과 같은 유제품과 환상의 페어링을 이루는 지라, 브리야 샤바랭같은 부드러운 질감의 농도높은 치즈나 라떼, 짐버를 넣은 생강라떼 같은 음료를 만들기에도 그만이에요
그 다음에 소개해드릴 두가지 라인업은 아마 여러분들이 잘 경험해보지 못한 질감의 크리미한 꿀들인데요. 휩드 허니가 바로 그 주인공 입니다.
휩드허니는, 크리미한 텍스처와 실키한 부드러움이 가득한 꿀로 잼대용으로 사용하시기에 그만이기도 하고, 결정화가 되지 않아 좋은 꿀 라인업입니다. 진짜 동결 건조과일이 통으로 들어간 여과되지 않은 맛있는 생꿀로, 요거트,치즈,토스트,크레이프나 음료에 두루두루 사용하실 수 있어요.
이 꿀들은 맛뿐만 아니라 텍스처가 가져다 주는 기쁨도 상당할텐데요. 여러분들을 위한 두가지 플레이버로 고심끝에 시트홍(레몬)과 레드커런트라고 불리는 그로세유(까치밥열매라고 불리는 꽤 귀한 빨갛고 입안에서 톡톡 터치는 베리종류에요) 두 가지 맛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레드커런트는 제가 너어무 좋아하는 정말 새콤한 산미가 일품인 베리류의 일종인데요. 우리나라에는 냉동 수입품이 존재해 가끔 베이커리류 위의 장식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유럽에 가도 구하기 쉽지 않아, 저는 제 눈에 보이면 사다가 호텔 화장실에서 잘 씻어 입안에 통째로 넣고 줄기만 쏘옥 뽑아먹는 향수가 가득한 열매에요. 보기에도 영롱하고, 맛도 있어서, 유럽사람들도 굉장히 좋아하는 과실류죠.
이 그로세이유허니는 새콤달콤한 매력이 터지죠. 그냥 먹기에도 너무 맛있고, 복숭아 같은 여름 과일과도 잘 어울려 얼마전엔 이 꿀에 마리네이드 하고 오븐에 구워 다른 샐러드 야채와 함께 먹었어요.정말 맛있어서, 복숭아 먹을때는 자동적으로 이 꿀을 꺼내게 되더라고요
요거트에 잘 섞어서 딥을 만들고 올리브 오일을 충분히 둘러준후 물에 데쳐 익힌 당근과도 함께 먹었는데, 그리스 식당의 요리잘하는 셰프님이 만들어 준 것 같은 훌륭한 맛이 나더라고요,
사실 이 당근이 사다놨는데 너무 맛이 없어서 못먹고 있던 터였거든요. 살짝 익혀 요거트 딥이랑 먹으면 좀 나아질까 싶었는데 너무 맛있더라고요.남은 소스는 삶은 감자에 넣고 소금 툭툭 넣어 버무려 참치와 함께 해서 먹었는데 진짜 너어무 맛있더라고요,
재료가 좋으면 뭘만들든 맛있다는걸 다시 한 번 깨닫는 순간입니다. 제가 지금 집공사중이라 피난민 생활을 하고 있는데 혹시나 해서 가져간 참치 감자 당근이 이렇게 근사한 요리로 변신하다니요. 여기에 딜같은 허브나 툭툭 얹어주면, 정말 근사한 여름 요리로 그만 일거 같아요.
숙소에 있는 조리도구랑 접시에 툭 무심한듯 올려도 너무 맛있어 보이죠. 역시 맛있는 음식의 9할은 좋은 재료라니까요! 제가 늘 강조하는 부분인데 아무리 요리를 잘하는 테크닉이 좋은 셰프가 좋지 않은 재료로 요리한들 심플하고 좋은재료로 만든 맛은 못이긴다는게 저의 지론입니다, 그래서 먹는 것 만큼엔 제가 주머니가 가벼워져도 괜찮다 생각하는게, 재료가 가져다 주는 기쁨이 너무 크기 때문이죠!
텍스터도 좀 더 진득하고 크리미해서 통밀빵에 잼 대용으로 어울려 드시기에도 너무 좋을거에요
저번에 스페인 꿀이 불발되는 바람에 이번에 꿀 기다리셨단 분들이 너무 많아서, 저도 정말 고심해서 준비한 특별한 꿀들인데, 받아보시고 여러분들이 미소지을 생각에 저도 벌써부터 마음이 뿌듯합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꿀은 저의 또다른 기대주인 시트홍(레몬)꿀이랍니다. 이건 뭐 설명이 필요없죠. 상큼함이 가득 터지는 레몬이 꿀의 달콤함과 만났으니.이거야말로 난리났죠. 이 레몬향이 입안 가득 터지는 시트홍은 묵직한 재료를 먹을 때 달콤하면서도, 산뜻하고도 청량한 산미를 선사합니다,
단백질 가득한 식사를 먹어야 하는 저는 주로 닭가슴살을 매칭한 요리에 사용하곤 했는데요. 집에서 남아도는 토마토를 갈아 주스를 만들때도 식초와 함께 넣어주니 정말 너어무 맛있더라고요.
여름과일과 부라타 툭툭 찣어놓은 접시에 올리브 오일+ 비니거+ 꿀+후추,소금만 살짝 더해도 너무 상콤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죠. 좋은 재료가 함께하면 재료들만의 조합으로도 훌륭한 한접시를 만들 수 있어요. 집에 좋은 꿀,식초,소금,올리브오일 만큼은 여러가지로 활용이 가능하니 꼭 좋은 재료들로 구비해두시면 여러가지로 활용할 구석이 많답니다.
크림치즈에 어니언이나 갈릭 파우더넣고, 시트홍 꿀을 넣고 잘 섞어 베이글에 발라 먹어도 너무 맛있어요!제가 요새 아주 홀릭하는 아침이랍니다,
버터나 마스카포네에 시트홍 허니를 넣고 잘 저어주면, 너무도 부드럽고 맛있는 휩드 허니도 완성할 수 있죠.
제가, 소개하는 식재들 중에서, 여러분들이 이것만큼은 꼭 드셔보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정말 특별하고 독특한 레이어의 식재가 바로 말레스콧 허니인데요. 어찌보면, 꿀처럼 친숙하고 평범하다고 생각하면 흔하디 흔한게 꿀이지만, 꿀이 다르면 이렇게 까지도 다를 수 있구나 하는 특별한 경험을 해보실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저의 기대가 아주 큽니다. 꿀이 필요하셨거나, 조금 유니크한 꿀을 원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정말 강추드립니다. 추석 때 선물하시기에도 좋도록 구성도 여러가지로 해보았고,4가지 선물세트 구성도 있어, 호불호없지만 특별한 선물을 하시기에도 좋을거 같아요.
제가 소개해드리는 많은 식재들을 맛보고 식자재에 대한 경험치가 넓어지고, 촘촘하고 다양한 레이어의 식재 스펙트럼이 생겼다며 행복해하는 여러분들의 모습을 보면, 저도 되게 행복하거든요. 이 일을 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동기부여이기도 하고요. 이 맛있는 꿀을 맛보면 또 여러분들은 얼마나 행복해할까요? 저는 좋아하는 일을 하고있어 행복하고요. 저는 앞으로도 더 다양한 식재들을 여러분들께 소개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께요. 더운 여름 지치지 마시고 건강하게 보내봐요 우리💓늘 감사합니다 여러분
1. 기간: 8/12~8/15
2.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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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전 서촌의 한 작은 작업실에서 저는 덴마크 사람인 요핸을 만났습니다. 그 당시 그는 덴마크 비키퍼스라는 그 지역 생산자의 꿀들을 한국에 소개하고 판매하고있었는데요. 꿀이라고 해봤자, 토종꿀,아카시아꿀, 밤꿀,그도 아니면 사양꿀 정도로 제한적인 한국 양봉시장에서, 그가 보여주는 봄꿀, 여름꿀, 로모섬의 가을꿀 같은 것들은 거의 충격에 가까웠습니다. 어떻게 꿀에서 이런 맛이 나요? 하고 물어보니 그는, 떼루아 때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우리가 떼루아에 따라 와인과 커피도 다르게 느끼듯이 꿀도 떼루아에서 생활하는지에따라, 어떤 꽃에서 채취하느냐에따라, 어떻게 채집하느냐에 따라 극명히 다른 뉘앙스를 보인다고요. 원래도 곰돌이 푸우처럼 꿀을 좋아했지만.그 때 부터, 꿀에 비상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마 절 오래 지켜보신 분들은 기억하실거에요. 제가 꿀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잇츠허니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는등, 다양한 꿀의 스펙트럼을 여러분들께 소개해드리려고 노력했다는 것을요. 아마도 이 열정이 남아있는 한 이 세상의 맛있는 꿀들은 죄다 보여드리고 싶은데, 사실 국내의 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수입꿀을 소개해드리자니, 사실 수입과정 자체가 너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실제로, 저번 주 스페인의 넘사벽 꿀인 알레마니를 소개시켜드리려 하였으나, 이슈가 하나 생겨 이 좋은 꿀을 소개시켜드리지조차 못한게 너무 아쉬운데요. 말레스콧은 알레마니와는 캐릭터나 뉘앙스가 완전히 다르지만, 너무 좋은 꿀인데다, 와아 진짜 기절이야.싶을 정도로 맛있는 꿀단지라 저도 너무 기대가 큽니다.
말레스콧은 프랑스 남서부 Lot-et-Garonne의 Bouglon 마을 고지대에 자리잡은 꿀벌을 위한 진정한 천국입니다. 원래 Malescot 사유지는 약 10개의 벌통만이 있었던 원래는 곡물(해바라기, 수수, 밀 등)을 재배하는 전통적인 농장이었지만 꿀에 대한 열정으로 농장을 다른 방식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확신한 말레스콧 패밀리가 오로지 꿀에만 집중한 유기농업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하고 오랜 시간동안의 투자와 노력을 거쳐 마침내 전체 영역을 양봉에 전념하는데 성공하게 되면서 꿀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자연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아니라 꿀벌의 좋은 협력자로써, 벌들이 최상의 꿀을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공을 들여 좋은 품질의 유기농 꿀을 생산해 왔죠, 무엇보다도 그들은 플라스틱이나 폴리스틸렌으로 만든 벌통과 달리 목재를 의무적으로 사용하여 만들고.플라스틱 프레임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꿀벌이 생산한 왁스를 프레임에 재사용합니다. 그렇기에 유럽 유기농 꿀 인증을 받는 것도 가능하게 된 것이죠.
그들은 농장에 이미 존재하는 천연 초원, 숲, 연못 외에도 매년 꿀꽃을 심습니다. 이러한 방대한 자연 환경에서 제공되는 풍부하고 다양한 테루아는 꿀벌들이 다양한 스펙트럼의 고품질 꿀을 제공할 수 있게 만들죠.
또한 벌집 주변 3km 범위 내에서 채집 구역이 제한됩니다. 즉, 이 주변 3km 내에서 인증된 유기농 작물 또는 천연목초지, 숲, 연못 등으로 채집구역을 제한함으로써, 유기농 꿀의 수확이 가능하게 되고 소비자는 훌륭한 퀄리티의 맛있는 꿀을 먹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말레스콧은 꿀의 경우 인간의 간섭이 적을수록 더 좋다는 원칙을 가지고, 꿀벌의 선택을 존중하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벌들은 자신들에게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를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죠. 벌들이 기후변화에 잘 적응하고 포식자에게도 강한 벌들을 키우려고 노력합니다. 이러한 노력은 벌들이 인간의 개입이 없이도, 스스로 생존할 수 있도록 합니다. 말레스콧은 조력자일뿐 결국 좋은 꿀을 생산하는 것은 좋은 환경에서 자라난 꿀벌이기 때문이죠.
제가 이번에 여러분들에게 가장 맛있는 꿀 4종을 먼저 보여드리려고, 얼마나 많은 꿀맛(?)을 보았는지 모릅니다. 매운꿀을 비롯, 생강꿀, 라임꿀까지 너무 맛있는 꿀들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말레스콧의 맛을 집약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는 네가지 꿀로 일단 결정해 보았어요. 바로 오렌지 블라섬허니, 바닐라 허니 그리고 휩드허니인 시트홍(레몬)과 그로세이유(레드커런트)의 4가지 맛입니다, 근데 이 꿀들 맛보시면 처음엔 좀 충격 받으실거에요. 세상에…이런 꿀맛이 있다니…제가 처음에 이런 종류의 플레이버드 꿀들을 맛보았을 때, 너무 충격적이었거든요.
세상에 제가 아는 꿀맛이라곤 아카시아꿀, 밤꿀, 토종꿀 그도 아니면 마누카 허니 이런게 다였는데, 이런 미친 텍스처와 향과 맛의 꿀이라니. 너무 맛있어 방방 뛰고 싶은 기분이 들더라니까요:)
제가 여러가지 꿀 맛을 보았지만 역시 베스트오브 베스트는 오렌지 블라썸이 아닐까 싶어요. 아마도 여러분들께 이 오렌지블라섬 꽃 자체가 굉장히 생소하면서도 이색적인 재료가 아닐까 싶은데요. 유럽에만 가면 유독 제 호기심을 자극하는 섬세한 꽃향이 있었어요. 화사하면서도 향긋하고, 우아한듯 하면서도 귀엽고. 마치 햇빛을 듬뿍 받는 것 같은 기분이 좋아지는 꽃 향. 유럽에만 가면 여기저기서 나는 이 화사한 꽃향에 코를 킁킁대곤 했죠. 그러다가 제가 2019년 무렵 마르세유에서 처음, 이 기분좋은 향이 오렌지 블라섬이란걸 알게되면서, 정말 이 향과 맛에 탐닉해 왔는데요. 신기한게 엄청난 향 성애자라 나무,이끼,숲,바람 같은 냄새는 좋아하면서 꽃향은 가끔 머리가 어지러워 아주 극호는 아니었는데도 이 오렌지 블라섬향은 어찌나 좋은지 정말 예외의 꽃향중 하나였어요.. 이 꿀의 텍스처는 마치 가나안을 묘사할 때 젖과 꿀이 흐른다고 하는데 그 때 말하는 그 흐르는 질감이에요. 가볍고 실키한 텍스처의 꿀이 흐르는 듯하죠. 나름 캐릭터가 확실한 향인데, 이 오렌지 꽃향이 은은하면서도 밀도감있게 꿀 속에 사악 스며서, 그냥 입안에 한 숟가락 넣으면….정말 정신이 아찔하죠. 세상에…이렇게 맛있는 꿀이 있다니.
말그대로 매일매일의 요리에 해먹었어요. 여름 참외에도 해먹고 오이에도 해먹고,샐러드에도 해먹고,브리오슈에 마스카포네 듬뿍 올려 꿀이랑 매칭해먹고:)
참외속은 반개의 참외랑 갈아 퓨레로 만들고, 그걸 소스로 깔고 다시 나머지 반 참외올리고,올리브유 그리고 오렌지 블라섬 허니 듬뿍 뿌려, 하몽과 함께 먹는 맛이란….이 심플하면서도 너무 신박하게 맛있는 메뉴는 정말이지 엉엉 울고 싶을 정도로 맛있었어요.
참외, 오이처럼 무덤덤한 맛과 잘어울려, 얘네들과 매칭한 샐러드에 정말 많이 응용해보았죠. 멜론과 참외 교배 품종에 오이랑 체리 넣고 좋은 식초와 오렌지블라섬 허니, 올리브오일로 마리네이드해서 마지막에 요거트만 살짝 올려 먹었는데….여름엔 정말 이것만 먹어도 좋겠다 싶게 맛있더라고요
정말 너무 완벽하게 훌륭한 여름의 맛. 요리 스킬이 전혀 필요하지 않은 재료만의 조합인데 훌륭하게 요리한 음식보다 어찌보면 더 맛있으니. 재료의 중요성을 매번 느낀답니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올리브오일이랑 소금이랑 꿀 더해서도 꼭 드셔보세요. 아마 탄성이 절로 나올지도 모르니까요:)
그 다음으로 소개해드릴 꿀은 바닐라 빈 허니인데요. 페르미에를 통해 진정한 바닐라의 풍미에 폭 빠지신 분들이 많으시죠. 아마도 대중적으로는 이 바닐라 빈 허니를 가장 좋아하지 않으실까 싶어 꼭 리스트에 넣었는데요.
순수하고 부드러운 아카시아 꿀에 밀도가 조밀하고 묵직한 바닐라빈이 듬뿍 들어있는 이 바닐라 빈 허니는 커피에 설탕대신 우유랑 블렌딩해도 맛있고, 플레인요거트에 넣으면 제가 그토록 좋아하는 페르미에의 바닐라빈 요거트 맛이 되어요!식초+꿀+플레인요거트를 믹스해서 딥이나 소스로 활용하시기에도 더할나위 없이 좋고요
수박같이 시원하고 달콤한 과일엔 촘촘하고, 밀도가 있는 풍미와 달콤함을 더해주고,
복숭아,블루베리 같은 과일과도 환상의 페어링을 이룬답니다.요새 여름 과일들이 맛이 덜 든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많은 데 이때. 바닐라빈 허니를 쓰면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몰라요. 드레싱으로도 적극 활용해보세요. 오묘한 단 맛이 야채는 물론 여름과일들과도 완벽한 조합을 이룬답니다.
우유,치즈,아이스크림과 같은 유제품과 환상의 페어링을 이루는 지라, 브리야 샤바랭같은 부드러운 질감의 농도높은 치즈나 라떼, 짐버를 넣은 생강라떼 같은 음료를 만들기에도 그만이에요
그 다음에 소개해드릴 두가지 라인업은 아마 여러분들이 잘 경험해보지 못한 질감의 크리미한 꿀들인데요. 휩드 허니가 바로 그 주인공 입니다.
휩드허니는, 크리미한 텍스처와 실키한 부드러움이 가득한 꿀로 잼대용으로 사용하시기에 그만이기도 하고, 결정화가 되지 않아 좋은 꿀 라인업입니다. 진짜 동결 건조과일이 통으로 들어간 여과되지 않은 맛있는 생꿀로, 요거트,치즈,토스트,크레이프나 음료에 두루두루 사용하실 수 있어요.
이 꿀들은 맛뿐만 아니라 텍스처가 가져다 주는 기쁨도 상당할텐데요. 여러분들을 위한 두가지 플레이버로 고심끝에 시트홍(레몬)과 레드커런트라고 불리는 그로세유(까치밥열매라고 불리는 꽤 귀한 빨갛고 입안에서 톡톡 터치는 베리종류에요) 두 가지 맛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레드커런트는 제가 너어무 좋아하는 정말 새콤한 산미가 일품인 베리류의 일종인데요. 우리나라에는 냉동 수입품이 존재해 가끔 베이커리류 위의 장식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유럽에 가도 구하기 쉽지 않아, 저는 제 눈에 보이면 사다가 호텔 화장실에서 잘 씻어 입안에 통째로 넣고 줄기만 쏘옥 뽑아먹는 향수가 가득한 열매에요. 보기에도 영롱하고, 맛도 있어서, 유럽사람들도 굉장히 좋아하는 과실류죠.
이 그로세이유허니는 새콤달콤한 매력이 터지죠. 그냥 먹기에도 너무 맛있고, 복숭아 같은 여름 과일과도 잘 어울려 얼마전엔 이 꿀에 마리네이드 하고 오븐에 구워 다른 샐러드 야채와 함께 먹었어요.정말 맛있어서, 복숭아 먹을때는 자동적으로 이 꿀을 꺼내게 되더라고요
요거트에 잘 섞어서 딥을 만들고 올리브 오일을 충분히 둘러준후 물에 데쳐 익힌 당근과도 함께 먹었는데, 그리스 식당의 요리잘하는 셰프님이 만들어 준 것 같은 훌륭한 맛이 나더라고요,
사실 이 당근이 사다놨는데 너무 맛이 없어서 못먹고 있던 터였거든요. 살짝 익혀 요거트 딥이랑 먹으면 좀 나아질까 싶었는데 너무 맛있더라고요.남은 소스는 삶은 감자에 넣고 소금 툭툭 넣어 버무려 참치와 함께 해서 먹었는데 진짜 너어무 맛있더라고요,
재료가 좋으면 뭘만들든 맛있다는걸 다시 한 번 깨닫는 순간입니다. 제가 지금 집공사중이라 피난민 생활을 하고 있는데 혹시나 해서 가져간 참치 감자 당근이 이렇게 근사한 요리로 변신하다니요. 여기에 딜같은 허브나 툭툭 얹어주면, 정말 근사한 여름 요리로 그만 일거 같아요.
숙소에 있는 조리도구랑 접시에 툭 무심한듯 올려도 너무 맛있어 보이죠. 역시 맛있는 음식의 9할은 좋은 재료라니까요! 제가 늘 강조하는 부분인데 아무리 요리를 잘하는 테크닉이 좋은 셰프가 좋지 않은 재료로 요리한들 심플하고 좋은재료로 만든 맛은 못이긴다는게 저의 지론입니다, 그래서 먹는 것 만큼엔 제가 주머니가 가벼워져도 괜찮다 생각하는게, 재료가 가져다 주는 기쁨이 너무 크기 때문이죠!
텍스터도 좀 더 진득하고 크리미해서 통밀빵에 잼 대용으로 어울려 드시기에도 너무 좋을거에요
저번에 스페인 꿀이 불발되는 바람에 이번에 꿀 기다리셨단 분들이 너무 많아서, 저도 정말 고심해서 준비한 특별한 꿀들인데, 받아보시고 여러분들이 미소지을 생각에 저도 벌써부터 마음이 뿌듯합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꿀은 저의 또다른 기대주인 시트홍(레몬)꿀이랍니다. 이건 뭐 설명이 필요없죠. 상큼함이 가득 터지는 레몬이 꿀의 달콤함과 만났으니.이거야말로 난리났죠. 이 레몬향이 입안 가득 터지는 시트홍은 묵직한 재료를 먹을 때 달콤하면서도, 산뜻하고도 청량한 산미를 선사합니다,
단백질 가득한 식사를 먹어야 하는 저는 주로 닭가슴살을 매칭한 요리에 사용하곤 했는데요. 집에서 남아도는 토마토를 갈아 주스를 만들때도 식초와 함께 넣어주니 정말 너어무 맛있더라고요.
여름과일과 부라타 툭툭 찣어놓은 접시에 올리브 오일+ 비니거+ 꿀+후추,소금만 살짝 더해도 너무 상콤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죠. 좋은 재료가 함께하면 재료들만의 조합으로도 훌륭한 한접시를 만들 수 있어요. 집에 좋은 꿀,식초,소금,올리브오일 만큼은 여러가지로 활용이 가능하니 꼭 좋은 재료들로 구비해두시면 여러가지로 활용할 구석이 많답니다.
크림치즈에 어니언이나 갈릭 파우더넣고, 시트홍 꿀을 넣고 잘 섞어 베이글에 발라 먹어도 너무 맛있어요!제가 요새 아주 홀릭하는 아침이랍니다,
버터나 마스카포네에 시트홍 허니를 넣고 잘 저어주면, 너무도 부드럽고 맛있는 휩드 허니도 완성할 수 있죠.
제가, 소개하는 식재들 중에서, 여러분들이 이것만큼은 꼭 드셔보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정말 특별하고 독특한 레이어의 식재가 바로 말레스콧 허니인데요. 어찌보면, 꿀처럼 친숙하고 평범하다고 생각하면 흔하디 흔한게 꿀이지만, 꿀이 다르면 이렇게 까지도 다를 수 있구나 하는 특별한 경험을 해보실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저의 기대가 아주 큽니다. 꿀이 필요하셨거나, 조금 유니크한 꿀을 원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정말 강추드립니다. 추석 때 선물하시기에도 좋도록 구성도 여러가지로 해보았고,4가지 선물세트 구성도 있어, 호불호없지만 특별한 선물을 하시기에도 좋을거 같아요.
제가 소개해드리는 많은 식재들을 맛보고 식자재에 대한 경험치가 넓어지고, 촘촘하고 다양한 레이어의 식재 스펙트럼이 생겼다며 행복해하는 여러분들의 모습을 보면, 저도 되게 행복하거든요. 이 일을 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동기부여이기도 하고요. 이 맛있는 꿀을 맛보면 또 여러분들은 얼마나 행복해할까요? 저는 좋아하는 일을 하고있어 행복하고요. 저는 앞으로도 더 다양한 식재들을 여러분들께 소개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께요. 더운 여름 지치지 마시고 건강하게 보내봐요 우리💓늘 감사합니다 여러분
1. 기간: 8/12~8/15
2.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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